톰 소여의 모험에서 워낙 톰 보다 답이 없는 캐릭터였던 허클베리 핀에 대한 선입견으로 이 책을 읽기 전에 "톰 소여의 모험" 보다 더 허클베리 핀이 사고를 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내 편견과는 전혀 달랐다. 오히려 허클베리 핀이 톰 소여보다 더 성숙해진 것 같다고 생각했고 그의 안타까운 환경을 보면서 왜 톰 소여의 모험에서 그렇게 노숙자처럼 살았는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책에서 허클베리 핀의 도덕적인 양심과 사회 통념에 맞서는 순수한 마음을 볼 수 있어서 개인적인 생각으로 성숙한 성장 소설을 읽은 느낌을 많이 받았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 기억나는 사건을 중심으로 독후감을 간략하게 작성해 봤다. 여기서 헉은 허클베리 핀의 줄임말이다. 책에서 친근하게 계속 헉이라고 부른다. 오해 없길 바란다.
이 이야기는 톰 소여의 모험이 끝나고 다음 이야기로 이어지는데 헉은 더글러스 과부댁에서 교양 교육을 받고 좋은 옷을 입으며 좋은 환경에서 살고 있다. 그러나 헉은 원래 밖에서 노숙하고 자유로운 방랑아처럼 살았기 때문에 이런 모든 문명적인 혜택이 부담스럽고 불편하다. 그래도 헉은 적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중간중간 탈출하고 싶은 유혹과 충동을 참지 못하고 가출도 하면서 그렇게 시간을 보낸다. 이 부분을 나는 무미건조하게 서술했지만 실제 소설에서는 굉장히 유쾌하게 잘 풀어냈다.
톰 소여의 모험 후반부에 톰과 헉은 보물을 찾아서 금화 6,000달러씩을 각각 손에 쥐는데 헉은 이 돈을 새처판사한테 맡기고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더글러스 과부댁에서 헉은 좋은 환경에서 지내고 있던 중 헉의 아버지가 나타난다. 헉의 아버지는 주정뱅이에다가 거지로 어른이 됐음에도 일을 하지 않고 술만 먹고 한량처럼 지내는 사람이다. 거기다가 아들을 폭행까지 하는 아주 인간 이하의 생물체다. 그런 헉의 아버지가 헉이 부자가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더글러스 과부댁에 나타나서 헉을 데리고 가려고 한다. 물론 더글러스 과부와 새처 판사는 그런 헉의 아버지를 저지하려고 하지만 주의 법은 헉의 아버지 손을 들어주고 있었다. 그러던 중 더글러스 과부댁과 새처판사는 헉의 아버지를 상대로 소송까지 진행한다. 이런 상황에서 결국 헉의 아버지는 헉을 데리고 어떤 나무집에 가둬버린다. 그리고 매일 술을 마시고 헉을 폭행한다. 헉은 다시 불행한 환경에 놓이면서 하루하루 힘든 삶을 살아간다. 이때의 헉은 너무 불쌍했고 보는 내가 조마조마할 정도로 헉의 아버지가 헉을 많이 때렸다. 이걸 보면서 헉의 삐뚤어진 성격이나 어두운 모습이 이해가 됐었다.
헉은 헉의 아버지가 술에 취해있을 때마다 그 집을 탈출하기 위해 준비했고 결국 자신이 죽은 것처럼 꾸민 뒤에 멋지게 탈출한다. 어디 살해된 것처럼 꾸몄기 때문에 헉의 아버지가 자신을 찾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 그리고 독립해서 카누인지 뗏목인지 타고 미시시피 강을 항해하는데 그 모습이 짠하기도 하고 차라리 다행인 것 같다는 생각도 하면서 읽었다. 무사히 탈출한 헉은 자유롭게 무인도 같은 곳에 들어가서 생활하는데 이전에 헉의 아버지와 같이 살던 때와 비교하면 그래도 삶의 질이 많이 좋아졌다.
수영도 하고 낚시도 하고 그러면서 살았던 것 같다. 그리고 이 시기에 헉의 아버지는 아마 살인 용의자로 마을 사람들에게 의심받았을 것 같고 동네 사람들은 헉을 찾아다녔던 것 같다.
무인도에서 헉과 짐은 정말 우연한 기회에 만나게 된다. 헉은 처음에 짐인 줄 모르고 그의 뒷 모습만 보고 엄청 경계하고 무서워했는데 짐인 걸 알게 되자 기뻐한다. 짐도 헉이 죽은 줄 알았는데 살아있다는 사실을 알고 정말 좋아하고 기뻐한다. 처음에는 짐이 귀신을 본 줄 알고 기도하고 난리를 친다. 여기서 짐이 전라도 사투리? 충청도 사투리?를 쓰는데 꽤 웃겼던 것 같다.
짐이 누구냐 하면 이 소설에서 헉과 마찬가지로 주인공급 인물이다. 짐은 흑인 노예로 더글러스 과부댁에서 살았던 흑인 노예다. 헉과는 같이 살았던 사이다. 짐은 더글러스 과부댁에서 왓츤 여사때문에 집을 탈출했는데 왓츤 여사는 더글러스 과부의 여동생이고 늙은 노처녀다. 이 여사가 새벽에 짐을 팔아버리겠다고 말한 것을 짐이 우연히 들었고 그 길로 집을 탈출한 것이었다. 그리고 짐은 정말 배고픈 상태로 여기저기 도망치면서 결국 무인도까지 온 것이다. 그나마 헉은 탈출할 때 음식과 조리 기구를 챙겨서 풍족하게 살았지만 짐은 정말 고생을 많이 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후 둘은 힘을 합쳐서 낚시도 하고 수영도 하고 무인도 섬에서 적응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그러던 중 헉을 찾으려는 마을 사람들 때문에 헉과 짐은 그 무인도도 탈출하고 뗏목을 타고 미시시피 강을 항해했던 것 같다. 그러던 중 어떤 집이 강물에 떠내려오는 것을 보고 짐이 먼저 그 집을 살펴보고 그 집안에 죽은 사람도 보는데 헉한테는 보지 못하게 한다. 이것은 추후 소설의 복선이 된다. 눈치 빠른 사람들은 추측했을 수도 있다. 이후 계속해서 떠돌아 다니던 헉과 짐은 가라앉는 한 증기선을 보게되고 그 증기선으로 향하게 되는데 거기서 한 사람을 살인하려고 일을 꾸미는 두 사람을 몰래 헉이 발견한다. 헉은 무서워서 빨리 도망치게 되고 결국 잘 숨어있다가 작은 뗏목?을 타고 그 배를 탈출한다. 그 증기선을 탈출할 마지막 뗏목이였는데 그 뗏목을 헉과 짐이 탄다. 살인마만 남겨놓고 헉이 탈출했기 때문에 헉은 그 살인자들이 가라앉는 배에서 죽는 것을 안타까워하고 동정한다. 여기서 인간적인 헉을 알 수 있었다.
그렇게 고생하던 중 헉과 짐은 타고 있던 뗏목이 한 증기선과 충돌하면서 서로 헤어지게 된다. 둘 다 생존여부도 알 수 없이 각자 흩어지는데 헉은 어떤 그랜저 포드 가문의 집에 들어가게 되고 그 집에서 생활하게 된다. 처음에 그곳은 화목한 집이어서 헉은 굉장히 마음에 들어 한다. 나도 그걸 보면서 헉이 이제는 고생을 그만하고 편안히 살까? 하는 생각을 했지만 알고 보니 그 집안은 더 살벌했다. 세퍼드슨이라는 원수집안과 매일 총을 들고 싸우는 집안이었는데 틈만 나면 총을 들고 가서 싸우기도 한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두 집안 모두 교회를 다니는 기독교 집안 같았다. 그러던 중 한 사건이 발생하는데 그 두 원수집안의 남녀가 사랑하는 사이라서 각자 몰래 집안을 버리고 떠난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두 원수집안은 서로 총을 들고 격렬하게 싸우면서 사람이 많이 죽는다. 이걸 보고 헉은 좌절하고 공포에 떤다. 헉이 좌절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헉은 두 원수집안의 남녀가 도망갈 때 쪽지로 도움을 준 적이 있어서 자기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죄책감도 많이 느낀다. 이후 헉은 이 집안을 떠나서 멀리 도망간다. 그러던 중 한 흑인 노예가 헉을 갈대밭? 같은 곳으로 데리고 가는데 그곳에서 짐! 을 만난다. 둘은 정말 기뻐하며 다시 뗏목을 타고 그 마을을 벗어난다.
그렇게 계속해서 헉과 짐은 고생고생을 하면서 미시시피 강을 항해하는데 이후 어이 없는 두 사람을 만난다. 자칭 왕이라고 하는 늙은 영감과 자칭 공작이라고 부르는 아저씨를 만난다. 각각 원래는 고귀한 핏줄이었는데 사정이 있어서 현재 이렇게 고생을 하고 있다고 하면서 자칭 왕은 왕 대접을 받아야 한다고 하고 자칭 공작도 공작 대접을 받아야 한다고 헉과 짐을 속인다. 헉과 짐은 순진하게 처음에는 속았지만 점점 그들의 정체를 알게 된다. 이 자칭 공작과 자칭 왕은 사기꾼으로 여러 마을을 다니면서 우스꽝스러운 연극이나 교회 목사를 연기하면서 돈을 벌고 다니는 악당인데 또 이런 사기꾼들한테 마을 사람들이 잘 속는다. 특히 로미오와 줄리엣을 이 자칭왕과 자칭 공작이 연기하는데 코미디 같았다. 이후 자칭 왕이 목사같이 설교를 해서 돈을 벌거나 자칭 공작이 사기 신문을 만들어서 돈을 벌거나 하면서 여기저기 마을을 돌아다니며 생활한다. 그러던 중 자칭 왕과 자칭 공작은 어떤 청년을 만나서 특별한 정보를 얻는데 그 특별한 정보란 윌크스(지역 유지)가 이번에 죽었고 피붙이가 그의 동생과 형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 윌크스의 유족들은 윌크스의 형과 동생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는 사실도 듣는다. 여기서 자칭 왕과 자칭 공작은 각각 윌크스의 형과 동생을 맡아야겠다고 속으로 생각하고 사기를 시작한다. 결국 그 집안의 유족들을 전부 속이고 재산을 가로채려고 조작을 하던 중에 헉이 이런 사기꾼들의 행위를 보고 참지 못한다. 그 이유는 유족들 중 너무 착하고 순수한 소녀들이 이 두 사기꾼에게 속는 것을 보고 헉은 너무 양심의 가책을 많이 느꼈다. 이후 헉은 소녀들을 도와야겠다고 결심하고 두 사기꾼의 정체에 대해 이 소녀들에게 말한다. 그와 동시에 이 사기꾼들이 짐도 다른 곳에 팔아버린다.. 그리고 두 사기꾼에 대해 마을 사람들이 알게 되고 진짜 윌크스의 형과 동생도 장례식장에 오면서 두 사기꾼은 온몸에 타르를 칠하고 깃털이 꽂히는 모욕을 당하면서 죽는다. 헉은 이 마을을 떠나 짐을 찾으러 간다.
헉은 짐을 찾으러 또 마을을 돌아다니던 중 한 언덕에 있는 집에 들어가게 된다. 그러나 그 집에 대해 알고 보니 톰의 이모인 홀리이모의 동생인 샐리이모의 집이었던 것이다. 우연도 이런 우연이 있나... 마침 톰을 기다리고 있던 홀리 이모의 집에서 홀리이모는 헉이 톰인 줄 알고 엄청 반겨준다. 그리고 헉은 톰에 대해 잘 알았기 때문에 연기를 하면서 잘 지낸다. 그러던 중 진짜 톰이 이 샐리 이모집에 왔는데 헉은 톰과 입을 맞춰서 이 고비를 넘긴다. 둘이 만나는 장면을 상상하면서 진짜 반가웠다.
그리고 톰은 자신이 시드라면서 샐리 이모를 속인다. 이후 알고보니 짐을 사간 집이 샐리이모 집인 것도 알게 돼서 학과 톰은 기뻐한다. 그리고 헉은 짐을 풀어주기로 결정하고 톰도 헉을 돕기로 한다. 이 과정에서 멀쩡한 짐의 오두막에 뱀이랑 쥐를 넣고, 음식 갖고 장난도 치면서 짐을 괴롭히는데 이 모든 아이디어가 톰한테 나온 것이다. 정말 톰은 개구쟁이 중의 개구쟁이라고 생각했다. 여기서 웃긴 장면들도 좋았지만 나는 헉이 결심한 장면이 좋았다.
헉이 사회 모든 구성원들 즉 백인들이 흑인=노예라는 인식을 갖고있는 상황에서 자신이 지옥을 가더라도 짐을 풀어주려고 하는 부분이 마음에 들었고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이었다. 왜냐하면 당시에 흑인노예들은 백인들의 재산이었고 그들을 풀어주려고 하는 것은 남의 재산을 없애버리는 것이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범죄라고 생각했던 행동이었다. 그러나 헉은 짐이 다른 백인들과 다른 것이 없고 오히려 선량하고 착하고 따듯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지옥에 가고 온갖 벌을 받더라도 그걸 각오하고 짐을 풀어주려고 했던 것이다. 이미 헉은 백인과 흑인 모두 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마음으로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헉을 또 톰도 도와준다고 하는데 톰이 기특하긴 했다. 뱀을 오두막에 넣는다고 하기 전까진.. ㅎ 이후 또 어마어마한 일을 꾸며서 짐을 탈출시키려다가 톰은 충에 맞게 된다.
톰과 헉이 샐리이모와 그 집안 식구들을 속이고 공포에 떨게끔 집안을 만들어놓고 짐을 풀어주기로 한 날에는 살인마들이 쫓아와서 짐을 풀어줄 것이기 때문에 샐리 이모보고 가만히 집에 있으라는 쪽지까지 전달하는데 이 일로 샐리이모는 농부들을 총으로 무장시키고 집에서 대기한다. 그러던 중 일이 꼬여서 톰이 농부들의 총에 맞아 죽을 위기에 처하는데 헉과 짐은 의사를 찾아서 톰에게 데려오고 짐은 도망가라고 헉이 얘기하지만 짐은 끝까지 톰 곁을 지키면서 그가 건강해지는지 지켜보고 톰 곁에서 간병하면서 의사와 시간을 보낸다. 그래서 이 사고 때문에 짐은 결국 도망치지 못하고 톰은 회복한다. 이후 사람들은 짐을 죽이려고 하고 욕을 하지만 의사가 짐같이 착하고 의리 있는 흑인은 없다면서 그를 지켜준다. 그래서 사람들은 태도를 싹 바꿔서 짐에게 잘해준다. 그리고
톰의 이모인 홀리이모가 샐리이모 집에 오면서 이 사고뭉치들에 대해 다 밝힌다.(실제 톰과 헉에 대해 샐리이모에게 말함) 그리고
홀리이모는 이미 왓츤 여사가 죽을 때 짐을 노예신분에서 풀어주라고 유언을 남겼다고 샐리이모, 헉, 톰에게 전달한다. 그러면서
짐이 자유인이 되고 소설은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여기서 톰이 인상 깊은 말을 했었는데 노예에서 해방된 짐을 다시 해방시키기 위해 짐을 도왔다는 말을 했었는데 여러모로 그 시대를 생각해 보면 뒤에 숨은 뜻이 많았던 것 같다.
이 소설의 작품 해설에서 이 책에 나오는 가치가 곧 민주주의의 가치와 연결된다는 글을 보고 많은 생각을 했다. 민주주의는 자유, 평등, 박애가 핵심 가치인데 이 책에 그런 가치가 많이 묻어 나왔다는 작품 해설을 보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됐던 것 같다.
처음에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지금과 같은 감정을 느낄 줄은 몰랐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어떤 것이 정말 가치 있는 삶인지, 사회통념이라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사람의 환경이나 만나는 사람의 중요성까지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해주는 책이었던 것 같다.
허클베리 핀의 모험 책을 읽기 전에 나는 이미 허클베리 피라는 가수를 알고 있었다.
설마 힙합 가수 이름을 이 소설에서 가져왔나 했는데 맞는 것 같다. 이 노래는 편하게 들어도 좋을 것 같다.
https://www.youtube.com/watch?v=Fu6_0Bnf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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