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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스트 - 헌사

교양/국어

by Yongari 2023. 5. 29.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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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minumsa.minumsa.com/book/1691/

 

 

너희들 다시금 다가오는구나, 아물대는 자태들아

일찍이 내 흐릿한 눈앞에 나타났던 너희들,

이번엔 어디 단단히 붙잡도록 해볼까?

내 마음 아직도 그 환상에 집착하고 있는 것일까?

너희들 마구 내달려오는구나! 그럼 좋다, 마음대로 하렴.

운무를 헤치고 나와 내 주위를 에워쌀 때,

너희 무리가 피워내는 마법의 입김으로 해서

나의 가슴, 젊음의 감동으로 떨린다.

 

너희와 더불어 기뻤던 날들의 영상이 되살아나니,

사랑스러운 모습들 무수히 떠오르고,

반쯤 잊혀진 옛이야기마냥

첫사랑과 우정의 기억이 새삼 새로워지는구나.

다시 아파오는 마음으로 탄식 속에서

미궁 같은 삶의 미로를 더듬으며,

행복을 바라며 아름다운 시절을 보내다가

나보다 먼저 사라져 간, 저 선량한 이들을 불러본다.

 

내 첫 노래를 경청했던 친구들, 그들은 다음 노래를 듣지 못하누나.

그 정다웠던 모임 흩어져버리고, 

오오, 그 첫 번째 메아리도 간곳없어라.

나의 노래, 낯선 무리 속에서 울려 퍼지니

그들의 갈채조차 내 마음을 무섭게 하는구나.

일찍이 내 노래 듣고 즐거워했던 친구들

아직 살아 있다 해도, 온 세상에 흩어져 방황하고 있겠지

 

저 고요하고 엄숙한 정령의 나라에 대한 그리움

내 잊은 지 오래 더니, 다시금 날 사로잡는구나.

나의 노래, 에올스의 현금처럼 속사이며

이제 어렴풋한 음조를 띠고 울려 퍼진다.

전율이 온몸을 휩싸고 눈물이 방울방울 솟구치니

굳었던 마음, 온화하고 부드러워지면서

지니고 있는 것, 아득히 멀게 느껴지고,

사라졌던 모습들, 다시 현실로 나타나는구나.

 

1부를 읽은 뒤 이 부분을 다시 읽어보니 괴테가 얘기하는 것이 젊은날의 자신 같기도 하고 이 책에게 얘기하는 것 같기도 했다. 또는 자신의 어린 시절 친구한테 얘기하는 것 같기도 하고 여러가지 생각과 느낌이 떠오른다. 이 글을 읽으면 여러 각도에서 새로운 생각들이 전해지고 감정도 전해지는 듯 하다. 

이 파우스트를 60년동안 썼다고 하는데 사람이 이 기간동안 글을 쓴다고 하면 얼마나 많은 세월이 글에 담았을지 나로서는 상상이 안간다. 하루도 기록하고 표현하기 어려운데 60년을 응축해서 어떤 감정과 생각을 표현한다는 것은 어떤 단계의 일일까. 

글이 이렇게 감각적으로 사람의 감정을 전달할 수 있다는 것도 이 책을 보면서 많이 느꼈다.

이렇게 또 좋은 글을 받아쓰기 해본다 이상 끝!

 

 

 

 

[에올스 : 그리스 바람의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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